잡문

웰빙(well-being)에 대하여

월지 2005. 10. 25. 15:48
요즘은 웰빙열풍이 거세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가면
웰빙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은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웰빙이라는 수식어와는
상반되어 보이는 물건에도
버젓이 웰빙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을 정도이다.

한때 신토불이(身土不二)이라는
신조어를 등장시켜 톡톡히 재미를
보았기 때문인지, 장사꾼들이
장사속으로 이 단어를
독점하고 유포하고 있는 듯한 혐의가 짙다.

웰-비잉(well-being)
참 좋은 말이기는 하다.
그런데 시중에 유포된 이 말의 의미는
상당한 왜곡과 오해를 입은 듯하다.

웰빙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명품 옷을 걸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같은 곳을 찾아가
값비싼 음식을 즐기고,
일급 휴양지의 spa에 몸을 담그고
마사지나 스킨케어를 받는 것 쯤으로
인식되는 것같다. 다시 말해 고급스럽고
값비싼 것을 떠올리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웰빙에
포섭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울산 표준말로 "포시랍게" 사는 것도
웰빙은 웰빙이다.

그러나 웰빙이라는 말이
여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영영사전에서 찾아본
웰빙이라는 말의 정의는 이렇다.

well-being : the satisfactory state
that someone or something should be in,
that involves such things as being happy,
healthy, safe and so on...

즉, "행복하고 건강하고 안전해서,
처해진 상황에 만족한 상태"를 말한다.
꼭 비싼것을 먹고 좋은 것들을 누려서가 아닌
자신의 상황에서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삶을 누린다면
그것이 바로 웰빙이다.

작은 꽃 한 송이를 보고
그 향을 맡으며
몸과 마음이 즐겁다면
그것도 충분히 웰빙 상태가 될 수 있다.

사실, 우리 세월님들이야말로
모두가 웰빙족이다.

주말마다
산과 계곡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철마다 옷을 갈아 입는
나무들을 벗하며,
잠시나마 세상살이의
번잡함을 벗어날 수 있는,

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웰빙(wellbeing),
아니 베스트-비잉(best-being)이 아니겠는가...,

세월님들이여!
이제 우리는 일상에서도
아무말 없이
한송이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길가의 풀 한포기에조차
따뜻한 눈길을
주는 여유를 갖자.

그리하여 최고의 웰빙족이 되자.


달이 뛰노는 연못...., 月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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