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 한국

담박함을 즐기다

월지 2015. 5. 14. 10:19

 

 

담박(淡泊)함을 즐기다. 

 

 

丁若鏞(17621836)

정약용

 

淡泊爲歡一事無

담박위환일사무

 

담박함을 즐길 뿐 아무 일도 없지만

 

異鄕生理未全孤

이향생리미전고

 

타향에서 산다 해도 외로운 것만은 아니네.

 

客來花下攜詩卷

객래화하휴시권

 

손님 오면 꽃그늘에서 시집을 함께 읽고

 

僧去牀間落念珠

승거상간낙염주

 

스님 떠난 침상 가에서 염주를 발견하네.

 

菜莢日高蜂正沸

채협일고봉정불

 

장다리 밭에 해 높이 뜨면 벌들이 잉잉거리고

 

 

麥芒風煖雉相呼

맥망풍난치상호

 

보리 까끄라기에 미풍 불면 꿩들이 꺼겅대지.

 

偶然橋上逢隣叟

우연교상봉린수

 

우연히 다리 위에서 이웃 사는 영감 만나

 

約共扁舟倒百壺

약공편주도백호

 

일엽편주 띄워 놓고 취토록 마시자 약속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