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및 여행기

천성산 야행

월지 2010. 7. 30. 11:27

 

유월 보름날 밤의

천성산은 적요했습니다.

 

구름 사이를

헤엄쳐 가는 십오야 밝은 달이

까만 밤하늘에 하얀 은가루를 가득 뿌려놓았습니다.

 

 

산마루를 타고 온 서늘한 바람이

낮 동안 후끈 달아오른 대지를 식혔고

멀리서 들려오는 고라니 울음소리가

온갖 소음에 찌들린 고막을 시원하게 뚫어주었습니다.

 

  

달이 밝은 만큼 별빛은 성기어

종이컵에 담긴 술에는 달만 가득하였고

그리하여 끝내 별 술은 마시지 못했습니다.

 

2010년 7월 26일

못은 달을 비추는 거울 月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