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보름날 밤의
천성산은 적요했습니다.
구름 사이를
헤엄쳐 가는 십오야 밝은 달이
까만 밤하늘에 하얀 은가루를 가득 뿌려놓았습니다.
산마루를 타고 온 서늘한 바람이
낮 동안 후끈 달아오른 대지를 식혔고
멀리서 들려오는 고라니 울음소리가
온갖 소음에 찌들린 고막을 시원하게 뚫어주었습니다.
달이 밝은 만큼 별빛은 성기어
종이컵에 담긴 술에는 달만 가득하였고
그리하여 끝내 별 술은 마시지 못했습니다.
2010년 7월 26일
못은 달을 비추는 거울 月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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