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연[孟浩然, 689~740]
호북성[湖北省] 양양현[襄陽縣] 출생. 고향에서 공부에 힘쓰다가 40세쯤에 장안(長安)으로 올라와 진사(進士) 시험을 쳤으나, 낙방하여 고향에 돌아와 은둔생활을 하였다. 만년에 재상(宰相) 장구령(張九齡)의 부탁으로 잠시 그 밑에서 일한 것 이외에는 관직에 오르지 못하고 불우한 일생을 마쳤다. 도연명(陶淵明)을 존경하여, 고독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자연의 한적한 정취를 사랑한 작품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라는 《춘효(春曉)》의 시가 유명하다. 일찍이 왕유(王維)의 천거로 현종(玄宗)을 배알(拜謁)하였을 때 근작(近作)의 시를 올렸다가 ‘不才明主棄’라는 구절 때문에 현종의 노여움을 사서 모처럼의 벼슬길을 놓쳤다는 일화가 전하나 확인되지 않았다. 시집(詩集)으로 《맹호연집》 4권이 있으며, 약 200 수의 시가 전한다.
自洛之越
자락지월
孟浩然
皇皇三十載 총망중에 겨를없이 지낸 삼십년
황황삼십재
書劍兩無成 학문과 무예 둘 다 이룬 것이 없구나
서검양무성
山水尋吳越 산수 좋은 吳越을 찾는 것은
산수심오월
風塵厭洛京 풍진 속의 洛陽과 京師가 싫어져서이다
풍진염락경
扁舟泛湖海 조각배 호수와 바다에 띄워
편주범호해
長揖謝公卿 장읍(長揖)하여 공경(公卿)들과 작별한다
장읍사공경
且樂杯中物 잠시 잔속의 물건 술을 즐길 것이니
차락배중물
誰論世上名 세상의 공명일라 논하지 말게
수론세상명
宿建德江
숙건덕강
孟浩然
移舟泊烟渚 배 옮겨 이내 끼인 물가에 정박하니
이주박연저
日暮客愁新 날 저물어 나그네 시름 새롭다
일모객수신
野曠天低樹 들판 드넓어 하늘은 나무에 나직하고
야광천저수
江淸月近人 강위의 맑은 달 사람에 가깝다
강청월근인
赴京途中遇雪
부경도중우
孟浩然
迢遞秦京道 멀고 먼 서울(長安)길
초체진경도
蒼茫歲暮天 창망한 세모의 하늘
창망세모천
窮陰連晦朔 어둑한 구름은 초하루 그믐에 연해 있고
궁음연회삭
積雪滿山川 눈쌓여 산천에 가득하다
적설만산천
落雁迷沙渚 떨어지는 기러기 사주(沙洲)에 길을 잃고
낙안미사저
饑烏集野田 주린 까마귀 들밭에 모인다
기오집야전
客愁空佇立 나그네 시름에 괜스레 우두커니 서있건만
객수공저립
不見有人烟 인가가 있는 것 보이지 않는다
불견유인연
萬山潭作
만산담작
孟浩然
垂釣坐盤石 낚시 드리우고 반석에 앉으니
수작좌반석
水淸心益閒 물 맑아 마음 더욱 한가롭다
수청심익한
魚行潭樹下 고기는 물가의 나무아래를 지나고
어행담수하
猿挂島藤間 원숭이는 섬의 등나무 사이에 매달려 있다
원괘도등간
游女昔解佩 나들이 나온 여인 예전에 패옥(패옥)을 풀어주었다고
유녀석해패
傳聞於此山 전해지노니 이 산이 거기인가
전문어차산
求之不可得 구하여도 얻을 수 없으니
구지불가득
沿月搖歌還 달빛 따라 노래하며 노 저어 돌아온다
연월요가환
早寒江上有懷
조한강상유회
孟浩然
木落雁南渡 나뭇잎 떨어지고 기러기들 남으로 갈 제
목락안남도
北風江上寒 북풍 불어와 강상(江上)은 더욱 차다
북풍강상한
我家襄水曲 내 집은 양수(襄水) 구비에 있으니
아가양수곡
遙隔楚雲端 멀리 초(楚) 땅의 구름과 사이를 두었다
요격초운단
鄕淚客中盡 고향 그리움에 눈물 객지에서 다 흘렸고
향루객중진
孤帆天際看 한 척 돛배에 의지해 하늘 끝을 본다
고범천제간
迷津欲有問 나루를 몰라 묻고자 하건만
미진욕유문
平海夕漫漫 바다인 듯 드넓은 강물 저물녘이 되면서 아득도 하구나
평해석만만
宿桐廬江寄廣陵舊遊
숙동려강기광릉구유
孟浩然
山暝聽猿愁 산 어둑해지면서 원숭이 울음 들려오매 시름겹고
산명청원수
蒼江急夜流 푸른 강물은 밤의 흐름 급해졌다
창강급야류
風鳴兩岸葉 바람은 양쪽 강 언덕의 나뭇잎 울리고
풍명양안엽
月照一孤舟 달은 한 척 외로운 배를 비춘다
월조일고주
建德非吾土 건덕(建德)은 나의 고향 아니니
건덕비오토
維揚憶舊游 양주(揚州)의 예 노닐던 친구들 그리워 한다
유양억구유
還將數行淚 몇가닥 눈물을
환장수행루
遙寄海西頭 멀리 바다 서쪽 끝인 양주(揚州)에 부친다
요기해서두
雲門寺西六七里聞符公蘭若最幽與薛八同往
운문사서육칠리문부공란약최유여설팔동왕
孟浩然
謂余獨迷方 나만 홀로 길을 잃고 있다고 여겼는데
위여독미방
逢子亦在野 그대를 만나고 보니 또한 들판에 계시는 군요
봉자역재야
交結指松栢 사귐을 맺음에는 소나무 잣나무의 의연함을 지향했고
교결지송백
問法尋蘭若 법을 묻고자 난야(蘭若)를 찾으신 게죠
문법심란약
小溪劣容舟 작은 시내는 배를 띄우기에도 벅차고
소계열용주
怪石數驚馬 괴이한 돌들은 몇 번이나 말을 놀라게 했답니다.
괴석수경마
所居最幽絶 사시는 곳은 가장 유심한 곳이요
소거최유절
所住皆靜者 머무는 분들 모두 청정의 도를 깨우친 사람들이군요
소유개정자
密笊夾路旁 빽빽이 조릿대는 길을 끼고 자라 있고
밀조협로방
淸泉流舍下 맑은 샘물은 집아래를 흐릅니다
청천류사하
上人亦何聞 스님께선 무엇을 들으십니까
상인역하문
塵念俱已捨 홍진(紅塵)의 생각은 모두 이미 버리셨을텐데요
진념구이사
四禪合眞如 사선정(四禪定)으로 영원히 존재하는 실체와 합치되셔
사선합진여
一切是虛假 일체 모든 것은 실로 헛됨과 거짓일 뿐이죠
일체시허가
願承甘露潤 원컨대 단 이슬의 윤택함을 받들고자 하며
원승감로윤
喜得惠風麗 화창함 바람 불어주심을 즐기려 합니다
희득혜풍려
依止此山門 이 산문(山門)에 의지해 머무려는데
의지차산문
誰能效丘也 누구 공구(孔丘)를 본받을 수 있겠습니까
수능효구야
過故人莊
과고인장
孟浩然
故人具鷄黍 친구가 닭과 기장밥을 갖추고
고인구계서
迎我至田家 나를 맞이해서 농가에 이르렀다
영아지전가
綠樹村邊合 푸르른 나무들은 마을가에 모이고
녹수촌변합
靑山郭外斜 파란 산 성곽 밖으로 비껴 있다.
청산곽외사
開軒面場圃 창을 열고 밭을 마주하고
개헌면장포
把酒話桑麻 술을 쥐고 뽕과 삼 이야기한다
파주화상마
待到重陽日 중양절(重陽節)이 되기를 기다려
대도중양일
還來就菊花 다시 와서 국화에 나아가 보련다.
환래취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