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지 2006. 8. 11. 14:12
 

原道

원도


        韓愈

        한유 


博愛之謂仁, 行而宜之之謂義, 由是而之焉之謂道, 足乎己無待於外之謂德.

박애지위인, 행이의지지위의, 유시이지언지위도, 족호기무대어외지위덕.


널리 사랑하는 것을 인(仁)이라 하고, 행하여 이치에 맞는 것을 의(義)라 하며, 옳기 때문에 따라가야만 하는 것을 도(道)라 하고,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여 외부에 기대함이 없는 것을 덕(德)이라 한다.


仁與義爲定名, 道與德爲虛位.

인여의위정명, 도여덕위허위.


인과 의는 고정된 이름이요, 도와 덕은 공허한 자리이다.


故道有君子有小人, 而德有凶有吉.

고도유군자유소인, 이덕유흉유길.


그러므로 도에는 군자가 있고 소인이 있으며, 덕에는 흉한 것과 길한 것이 있다.


老子之小仁義, 非毁之也, 其見者小也.

노자지소인의, 비훼지야, 기견자소야.


노자(老子)가 인의(仁義)를 작게 여긴 것은 그것을 헐뜯은 것이 아니라, 그의 견식이 좁았게 때문이다.


坐井而觀天, 曰天小者, 非天小也.

좌정이관천, 왈천소자, 비천소야.


우물 안에 앉아 하늘을 보고 하늘이 작다고 말하는 것은 하늘이 작은 것이 아니다.


彼以煦煦爲仁, 孑孑爲義, 其小之也則宜.

피이후후위인, 혈혈위의, 기소지야칙의.


그는 자그마한 은혜를 인이라 여기고, 자그마한 선행을 의라 여겼으니, 그가 하찮게 본 것은 마땅하다.


其所謂道, 道其所道, 非吾所謂道也.

기소위도, 도기소도, 비오소위도야.


그가 말하는 도는 그가 도라고 한 바를 도라고 한 것이지, 내가 말하는 도는 아니다


其所謂德, 德其所德, 非吾所謂德也.

기소위덕, 덕기소덕, 비오소위덕야.


그가 말하는 덕은 그가 덕이라고 여긴 바를 덕이라고 한 것이지 내가 말하는 덕은 아니다.


凡吾所謂道德云者, 合仁與義言之也, 天下之公言也.

범오소위도덕운자, 합인여의언지야, 천하지공언야.


무릇 내가 도나 덕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과 의를 합하여 말한 것이니, 천하의 공인된 말이요.


老子之所謂道德云者, 去仁與義言之也, 一人之私言也.

노자지소위도덕운자, 거인여의언지야, 일인지사언야.


노자가 도나 덕이라 말하는 것은 인과 의를 떠나 말한 것이니, 한 사람의 사사로운 말이다.


周道衰, 孔子沒, 火于秦, 黃老于漢, 佛于晋宋齊梁魏隨之間,

주도쇠, 공자몰, 화우진, 황노우한, 불우진송제양위수지간,


주나라의 도가 쇠해지고 공자가 돌아가시니, 진나라 때에는 (책이) 불태워졌으며, 한나라 때에는 황로학이 성행하고, 진나라 송나라 제나라 양나라 위나라 수나라 때에는 불교가 성행하여,


其言道德仁義者, 不入于楊, 則入于墨, 不入于老, 則入于佛.

기언도덕인의자, 불입우양, 칙입우묵, 불입우노, 칙입우불.


도덕과 인의를 말하는 자는 양주파(楊朱派)에 속하지 않으면 묵적파(墨翟派)에 속하였고, 노자파에 속하지 않으면 불교에 속하였다.


入于彼, 則出于此, 入者主之, 出者奴之, 入者附之, 出者汚之.

입우피, 즉출우차, 입자주지, 출자노지, 입자부지, 출자오지.


저기에 들면 여기에서 나오고, 들어간 자는 그들을 주인으로 삼고, 나간 자는 그들을 종처럼 삼으며, 들어간 자는 그들에게 달라붙고, 나간 자는 그들을 더럽게 여겼다.


噫 後之人其欲聞仁義道德之說, 孰從而聽之

희 후지인기욕문인의도덕지설, 숙종이청지


아! 후세의 사람들이 인의와 도덕의 이야기를 듣고자 해도 그 누구를 쫓아서 듣겠는가!


老者曰 孔子, 吾師之弟子也. 佛者曰 孔子, 吾師之弟子也.

노자왈 공자, 오사지제자야. 불자왈 공자, 오사지제자야.


노자를 따르는 자들은 말하기를 “공자는 우리 선생의 제자다.”고 한다. 부처를 따르는 자들도 말하기를 “공자는 우리 선생님의 제자다.”고 한다.


爲孔子者, 習聞其說, 樂其誕而自小也, 亦曰 吾師亦嘗(師之)云爾.

위공자자, 습문기설, 악기탄이자소야, 역왈 오사역상(사지)운이.


공자의 도를 행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말을 익히 들어, 그 거짓말을 즐기며  스스로를 작게 여기어, 역시 말하기를 “우리 선생님께서도 일찍이 그렇게 말씀하셨다.”하고


不惟擧之於其口, 而又筆之於其書.

불유거지어기구, 이우필지어기서.


다만 입으로만 그것을 거론하는 것이 아니라, 또 그것을 책에 써 놓기도 하였다.


噫 後之人雖欲聞仁義道德之說, 其孰從而求之

희 후지인수욕문인의도덕지설, 기숙종이구지


아! 후세 사람들이 비록 인과 이와 도와 덕에 관한 이론을 듣고자 한다 하더라도 그 누구를 쫓아서 구하겠는가?


甚矣, 人之好怪也. 不求其端, 不訊其末, 惟怪之欲聞.

심의, 인지호괴야. 불구기단, 불신기말, 유괴지욕문.


심하도다! 사람들이 괴이함을 좋아 함이여! 그 실마리를 구하지 않고, 그 결말을 묻지도 않고, 오직 괴이한 것만을 듣고자 하는구나!


古之爲民者四, 今之爲民者六. 古之敎者處其一, 今之敎者處其三.

고지위민자사, 금지위민자육. 고지교자처기일, 금지교자처기삼.


옛날의 백성 된 자들은 네 부류였는데 오늘날의 백성된 자들은 여섯 부류요. 옛날의 가르치는 자는 한 가지였는데 오늘날의 가르치는 자는 세 가지가 되어있다.


農之家一, 而食粟之家六. 工之家一, 而用器之家六.

농지가일, 이식속지가육. 공지가일, 이용기지가육.


농사짓는 집은 하나인데 곡식을 먹는 집는 여섯이요, 공인의 집은 하나인데 용기를 사용하는 집은 여섯이요


賈之家一, 而資焉之家六. 奈之何民不窮且盜也.

고지가일, 이자언지가육. 내지하민불궁차도야.


장사하는 집은 하나인데 가져다 쓰는 집은 여섯이니 어찌 백성들이 곤궁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겠는가?


古之時, 人之害多矣. 有聖人者立, 然後敎之以相生養之道.

고지시, 인지해다의. 유성인자립, 연후교치이상생의지도.


옛날에는 사람들의 피해가 많았는데, 성인이 나타나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도리를 가르치셨고


爲之君, 爲之師, 驅其蟲蛇禽獸, 而處其中土.

위지군, 위지사, 구기충사금수, 이처기중토.


임금이 되고 스승이 되어 벌레와 뱀 짐승을 몰아내고 중원의 땅에 살게 하였다.


寒然後爲之衣, 飢然後爲之食.

한연후위지의, 기연후위지식.


추워지자 옷을 만들게 했고 굶주리자 음식을 마련하게 했다.


木處而顚, 土處而病也, 然後爲之宮室.

목처이전, 토처이병야, 연후위지궁실.


나무에서 살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땅에서 살다가 병이 나니, 그 후에 집을 짓게 했다.


爲之工以贍其器用, 爲之賈以通其有無,

위지공이섬기기용, 위지가이통기유무,


공구 만드는 법을을 가르쳐주어 기물을 풍족하게 했고, 장사법을 가르쳐서 있는 물건과 없는 물건을 유통하게 했다.


爲之醫藥以濟其夭死, 爲之葬埋祭祀以長其恩愛,

위지의약이제기요사, 위지장매제사이장기은애,


의약을 만들어서 일찍 죽는 것을 구제하고, 장례와 제례를 만들어 은혜와 사랑을 길게 이어지게 했으며,



爲之禮以次其先後, 爲之樂以宣其湮鬱,

위지예이차기선후, 위지악이선기인울,


예법을 만들어 그 앞과 뒤의 순서를 정했고, 음악을 만들어 울적한 마음을 풀어주었다.


爲之政以率其怠倦, 爲之刑以鋤其强梗.

위지정이솔기태권, 위지형이서기강경.


정제를 만들어서 태만함을 다스렸고, 형벌을 만들어 강경함을 없앴다.


相欺也, 爲之府璽斗斛權衡以信之;

상기야, 위지부새두곡권형이신지;


서로 속이니 부절과 도장과 도량형을 만들어 신의를 지키게 했다 .


相奪也, 爲之城郭甲兵以守之. 害至而爲之備, 患生而爲之防.

상탈야, 위지성곽갑병이수지. 해지이위지비, 환생이위지방.


서로 빼앗으니 성곽과 갑옷, 무기를 만들어 이것을 지키게 했고, 재해가 이르자 대비하게 하였고, 환난이 생기자 방어하게 하였다.


今其言曰 聖人不死, 大盜不止; 剖斗折衡, 而民不爭.

금기언왈 성인불사, 대도불지; 부두절형, 이민불쟁.


지금 그들은 말하기를 “성인이 죽지 않으면 큰 도둑이 그치지 않고 말을 쪼개고 저울을 부수어버려야만 백성들이 다투지 않게 된다.”고 한다.


鳴呼! 其亦不思而已矣.

명호! 기역불사이이의.


아, 그들은 매우 사려가 없다. 


如古之無聖人, 人之類滅久矣. 何也?

여고지무성인, 인지류멸구의. 하야?


만약 옛날에 성인이 없었다면, 인류의 멸망은 오래 전에 되었을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無羽毛鱗介以居寒熱也, 無爪牙以爭食也.

무우모린개이거한열야, 무조아이쟁식야.


새깃, 털, 비늘, 껍질이 없이 추위나 더위 속에서 살고, 손톱이나 이빨이 없이 먹이를 다투기 때문이다.


是故君者, 出令者也; 臣者行君之令 而致之民者也

시고군자, 출령자야; 신자행군지령 이치지민자야


이런 까닭에 임금은 명령을 내는 자이고 신하는 임금의 명령을 행하여 백성들에게 미치도록 하는 자이며


民者, 出粟米麻絲, 作器皿, 通貨財, 以事其上者也.

민자, 출속미마사, 작기명, 통화재, 이사기상자야.


백성은 곡식과 옷감을 내고 기물을 만들며 재화를 유통시켜 윗사람을 섬기는 자들이다.


君不出令, 則失其所以爲君, 臣不行君之令而致之民, 則失其所以爲臣,

군불출령, 즉실기소이위군, 신불행군지령이치지민, 칙실기소이위신,


임금이 법을 내리지 않으면 임금 된 도리를 잃게 되고 신하가 임금의 법을 행하여 백성들에게 이르게 하지 않는다면 신하된 도리를 잃게 되고


民不出粟米麻絲, 作器皿, 通貨財, 以事其上, 則誅.

민불출속미마사, 작기명, 통화재, 이사기상, 즉주.


백성이 곡식과 옷감을 내고 그릇을 만들며 재화를 유통시켜 그 윗사람을 섬기지 않으면 벌을 받게 된다.


今其法曰 必棄而君臣, 去而父子, 禁而相生相養之道, 以求其所謂淸凈寂滅者.

금기법왈 필기이군신, 거이부자, 금이상생상양지도, 이구기소위청정적멸자.


지금 그들의 법에서 이르기를 “반드시 임금과 신하를 버리고 아버지와 아들을 떠나고 서로 더불어 사는 도리를 금하고, 이른바 청정적멸을 추구해야 한다.”고 하니,


鳴呼! 其亦幸而出於三代之後, 而不見黜於禹, 湯、文、武、周公、孔子也.

오호! 기역행이출어삼대지후, 이불견출어우, 탕,  문, 무, 주공, 공자야.


아, 그들은 다행스럽게도 삼대 이후에 나와서, 우왕, 탕왕, 문왕, 무왕, 주공, 공자에게 배척당하지 않았고


其亦不幸而不出於三代之前, 不見正於禹, 湯, 文, 武、周公、孔子也.

기역불행이불출어삼대지전, 불견정어우, 탕, 문, 무, 주공,  공자야.


그들은 또한 불행하게도 삼대 이전에 나오지 않아서, 우왕, 탕왕, 문왕, 무왕, 주공, 공자에 의해 바로 잡혀지지 않았구나.


帝之與王, 其號名殊, 其所以爲聖一也.

제지여왕, 기호명수, 기소이위성일야.


황제와 왕은 그 호칭은 다르지만, 그들의 성인됨은 하나이다.


夏葛而冬裘, 渴飮而飢食, 其事雖殊, 其所以爲智一也.

하갈이동구, 갈음이기식, 기사수수, 기소이위지일야.


여름에는 칡 베옷을 입고 겨울에는 털가죽 옷을 입으며,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배고프면 먹는 것이 그 일은 비록 다르지만, 그 지혜로움은 같은 것이다.


今其言曰 曷不爲太古之無事? 是亦責冬之裘者曰

금기언왈 갈불위태고지무사? 시역책동지구자왈


지금 그들은 말하기를 “어찌 태고의 일하지 않는 생활을 하지 않는가?”라고 하니, 이것은 또한 겨울에 털가죽 옷을 입는 사람을 책망하며 말하기를


曷不爲葛之之易也? 責飢之食者 曰曷不爲飮之之易也?

갈부위갈지지이야? 책기지식자 왈갈부위음지지이야?


“어찌하여 칡 베옷을 입는 쉬운 방법을 하지 않는가?” 라고 하고, 굶주려 먹는 사람을 책망하며 말하기를, “어찌하여 물을 마시는 쉬운 방법을 하지 않는가?” 라고 하는 것이다.


傳曰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전왈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 선치기국. 욕치기국자, 선제기가.


전에 이르기를 “옛날 천하에 밝은 덕을 밝히고자 한 사람은 먼저 그의 나라를 다스렸고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 사람은 먼저 그 집을 다스렸고,


欲齊其家者, 先脩其身. 欲脩其身者, 先正其心. 欲正其心者, 先誠其意.

욕제기가자, 선수기신. 욕수기신자, 선정기심. 욕정기심자, 선성기의.


그의 집을 다스리고자 한 사람은 먼저 그 자신을 수양하였으며, 그 자신을 수양하고자 한 사람은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한 사람은 먼저 그의 뜻을 성실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然則古之所謂正心而誠意者, 將以有爲也.

연즉고지소위정심이성의자, 장이유위야.


그러하므로 옛날의 이른바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성실하게 한 사람은, 장차 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今也欲治其心而外天下國家者, 滅其天常, 子焉而不父其父, 臣焉而不君其君,

금야욕치기심이외천하국가자, 멸기천상, 자언이불부기부, 신언이불군기군,


지금은 그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면서 천하와 국가를 도외시하고, 하늘의 영원한 이치를 없애어, 자식이면서 아버지를 아버지로 섬기지 않고, 신하이면서 임금을 임금으로 섬기지 않으며,


民焉而不事其事.

민언이불사기사.


백성이면서 그들의 일을 그들의 일로 생각지 않는다.


孔子之作春秋也, 諸侯用夷禮則夷之, 夷而進於中國則中國之.

공자지작춘추야, 제후용이예즉이지, 이이진어중국즉중국지.


공자가 춘추를 지을 때, 제후가 오랑캐의 예법을 쓰면 오랑캐로 대우하고, 오랑캐라도 중국의 예법을 받아들이면 중국인으로 대우하였다.


經曰 夷狄之有君, 不如諸夏之亡. 詩曰 戎狄是膺, 荊舒是懲.

경왈 이적지유군, 불여제하지망 .시왈 융적시응, 형서시징.


경전에 말하기를  “동이나 북적에 임금이 있다 해도, 중국에 임금이 없는 것보다 못하다.”고 했고, 시경에 말하기를 “서쪽 오랑캐와 북쪽 오랑캐를 치고, 남쪽의 형과 서를 징벌한다.”고 했다.


今也擧夷狄之法而加之先王之敎之上, 幾何其不胥而爲夷也!

금야거이적지법이가지선왕지교지상, 기하기불서이위이야!


지금은 오랑캐의 법을 들어, 선왕의 가르침 위에 놓고 있으니, 얼마간에 이끌려 오랑캐가 되지 않겠는가!


夫所謂先王之敎者何也?

부소위선왕지교자하야?


무릇 선왕의 가르침이란 무엇인가?


博愛之謂仁, 行而宣之之謂義由是而之焉之謂道, 足乎已無待於外之謂德.

박애지위인, 행이선지지위의유시이지언지위도, 족호이무대어외지위덕.


널리 인간을 사랑하는 것을 인이라 하고, 행하여 합당한 것을 의라 하며, 이를 따라서 가야만 하는 것을 도라 하고, 자신에게 충족되어 있어 외부에 기대하지 않는 것을 덕이라고 한다.


其文詩書易春秋, 其法禮樂刑政, 其民士農工賈,

기문시서이춘추, 기법예락형정, 기민사농공고,


그 글은 시경, 서경, 역경, 춘추이며, 그 법도는 예, 악, 형, 정이오, 그 백성은 선비, 농부, 공인, 상인이며,


其位君臣父子師友賓主昆弟夫婦, 其服麻絲, 其居宮室, 其食粟米蔬果魚肉,

기위군신부자사우빈주곤제부부, 기복마사, 기거궁실, 기식속미소과어육,


그 위계는 임금, 신하, 아버지, 아들, 스승, 친구, 손님, 주인, 형, 동생, 남편, 아내이며, 그 옷은 베와 비단이고, 그 거처는 궁이나 집이며, 그 음식은 조나 쌀, 채소와 과실, 어물과 육류이다.


其爲道易明, 而其爲敎易行也.

기위도이명, 이기위교이행야.


그들의 도리는 쉽고 명백하고, 그들의 가르침은 행하기가 쉽다.


是故以之爲己, 則順而從, 以之爲人, 則愛而公,

시고이지위기, 즉순이종, 이지위인, 즉애이공,


이런 까닭에 그것으로 자기를 다스리면 순조롭고 잘 되며, 이것으로 남을 다스리면 사랑하고 공평하게 되고,


以之爲心, 則和而平, 以之爲天下國家, 無所處而不當.

이지위심, 즉화이평, 이지위천하국가, 무소처이불당.


이것으로 마음을 다스리면 평화롭고 태평하고, 이것으로 천하와 나라를 다스리면, 합당치 않은 일이 없게 된다.


是故生則得其情, 死則盡其常, 郊焉而天神假, 廟焉而人鬼饗.

시고생즉득기정, 사칙진기상, 교언이천신가, 묘언이인귀향.


이런 까닭에 살아 있을 때는 본성을 얻고, 죽으면 영원한 이치를 다하게 되고, 제사를 지내면 천신이 이르고, 종묘제사를 지내면 죽은 조상이 흠향하게 된다.


曰斯道也, 何道也? 曰斯吾所謂道也, 非向所謂老與佛之道也.

왈사도야, 하도야? 왈사오소위도야, 비향소위노여불지도야.


이 도라고 하는 것이, 무슨 도인가? 이것은 내가 말하는 도이고, 노자나 불가의 도는 아니다.


堯以是傳之舜, 舜以是傳之禹, 禹以是傳之湯, 湯以是傳之文武周公,

요이시전지순, 순이시전지우, 우이시전지탕, 탕이시전지문무주공,


요임금은 이것을 순임금에게 전했고, 순임금은 이것을 우임금에게 전했으며, 우임금은 이것을 탕왕에게 전했고, 탕왕은 이것을 문왕, 무왕, 주공에게 전했으며,


文武周公傳之孔子, 孔子傳之孟軻. 軻之死, 不得其傳焉.

문무주공전지공자, 공자전지맹가. 가지사, 불득기전언.


문왕, 무왕, 주공은 그것을 공자에게 전했고, 공자는 이것을 맹가에게 전했는데 맹가가 죽자 이것이 전해지지 않게 되었다.


荀與揚也, 擇焉而不精, 語焉而不詳.

순여양야, 택언이불정, 어언이불상.


순자와 양웅은 잘 선택하기는 하였으나 순수하지 못했고, 말을 하였으나 상세하지 못했다.


由周公而上, 上而爲君, 故其事行; 由周公而下, 下而爲臣, 故其說長.

유주공이상, 상이위군, 고기사행; 유주공이하, 하이위신, 고기설장.


주공 이전 사람들은 윗자리에서 임금 노릇을 하였기 때문에, 그 일이 시행되었으며; 주공 이후 사람들은 아랫자리에서 신하로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이 오래도록 전해졌다.


然則如之何而可也? 曰不塞不流, 不止不行.

연즉여지하이가야? 왈불색불류, 부지불행.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옳은가? 이르기를 “막지 않으면 흐르지 않고 멈추게 하지 않으면 행하여지지 않는다.” 하였으니


人其人, 火其書, 廬其居, 明先王之道以道之, 鰥寡孤獨廢疾者有養也.

인기인, 화기서, 려기거, 명선왕지도이도지, 환과고독폐질자유양야.


그 사람들을 보통 사람으로 만들고, 그 책을 불태워 없애며, 그들의 거처를 보통 집으로 만들고, 선왕의 도를 밝혀 그들을 인도하면, 홀아비나 과부와 고아나 늙어서 자식이 없는 자와 불구가 되어 고칠 수 없는 사람들을 보살펴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其亦庶乎其可也.

기역서호기가야.


그래야만 옳음에 가깝게 된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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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 [韓愈, 768~824]

자 퇴지(退之). 시호 문공(文公). 회주(懷州) 수무현(修武縣:河南省) 출생. 792년 진사에 등과, 지방 절도사의 속관을 거쳐 803년 감찰어사(監察御使)가 되었을 때, 수도(首都)의 장관을 탄핵하였다가 도리어 양산현(陽山縣:廣東省) 현령으로 좌천되었다. 이듬해 소환된 후로는 주로 국자감(國子監)에서 근무하였으며, 817년 오원제(吳元濟)의 반란 평정에 공을 세워 형부시랑(刑部侍郞)이 되었으나, 819년 헌종황제(憲宗皇帝)가 불골(佛骨)을 모신 것을 간하다가 조주(潮州:廣東省) 자사(刺史)로 좌천되었다. 이듬해 헌종 사후에 소환되어 이부시랑(吏部侍郞)까지 올랐다.


문학상의 공적은 첫째, 산문의 문체개혁(文體改革)을 들 수 있다. 종래의 대구(對句)를 중심으로 짓는 병문(騈文)에 반대하고 자유로운 형의 고문(古文)을 친구 유종원(柳宗元) 등과 함께 창도하였다. 고문은 송대 이후 중국 산문문체의 표준이 되었으며, 그의 문장은 그 모범으로 알려졌다. 둘째, 시에 있어 지적인 흥미를 정련(精練)된 표현으로 나타낼 것을 시도, 그 결과 때로는 난해하고 산문적이라는 비난도 받지만 제재(題材)의 확장과 더불어 송대의 시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사상분야에서는 유가의 사상을 존중하고 도교 ·불교를 배격하였으며, 송대 이후의 도학(道學)의 선구자가 되었다. 작품은 《창려선생집(昌黎先生集)》(40권) 《외집(外集)》(10권) 《유문(遺文)》(1권) 등의 문집에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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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原道]

당(唐)나라의 문학자 한유(韓愈)의 주요 논문으로, 도의(道義)의 본원(本源)을 논하고, 인간을 사회적 질서체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봄으로써 유가(儒家)의 인의(仁義)의 도(道)를 고취하고, 몰사회적(沒社會的)인 불가(佛家)와 도가(道家)의 설을 배척하였다. 논문에서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을 인용하고, 또 이른바 도통(道統: 중국 고래의 聖人의 道의 전통)을 주창하여, 송대(宋代)의 유교 부흥의 선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