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 동양

간신은 군주가 만든다.

월지 2013. 8. 13. 14:05

간신은 군주가 만든다.

 

奇大升

기대승

 

 

大抵人主待人發言之際。其端甚微。而其應甚著。

대저인주대인발언지제。기단심미。 이기응심저。

 

군주가 사람을 대하고 말을 할 때에는 그 단서가 심히 미미하더라도 그 영향은 매우 뚜렷합니다.

 

若有厭聞之端。則謟諛承順者。爭逞其術。皆欲錮惑聖聰。

약유염문지단。즉도유승순자。쟁정기술。개욕고혹성총。

 

만일 간언을 싫어하는 기미가 있으면 임금에게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는 자들이 다투어 술수를 부려 모두 성상의 총명을 현혹시키려고 할 것이요,

 

直諒敢言者。不能盡言。惟思奉身遠退。

작량감언자。불능진언。유사봉신원퇴。

 

정직하고 성실해서 과감히 말하는 자들은 말을 다할 수가 없어서 오직 몸을 사려 멀리 물러갈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直諒者退。謟諛者進。則朝廷之害。可勝言哉禍亂之興。未必不由於是。

직량자퇴。도유자진。즉조정지해。가승언재화란지흥。미필불유어시。

 

정직하고 성실한 자들이 물러나고, 아첨하는 자들이 등용된다면 조정이 입을 폐해를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화란의 발흥이 언제나 여기에서 비롯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古之人君。孰不欲治安而惡亂亡也。

고인지군。숙불욕치안이오란망야。

 

옛 군주 중에 누군들 태평과 안정을 바라고 혼란과 멸망을 싫어하지 않았겠습니까.

 

終不能治而卒底于亂且亡者。有疑心與自用故也。

종불능치이졸저우란차망자。유의심여자용고야。

 

그러나 끝내 나라가 잘 다스려지지 못하고 혼란과 멸망에 이르렀던 것은 현자들을 의심하고 자기 생각만을 썼기 때문입니다.

 

有疑心則以直言爲斥已。有自用則厭人言而莫聞。

유의심즉이직언위척이。유자용즉엽인언이막문。

 

의심이 있으면 직언을 가지고 자신을 배척한다고 여기고, 자기 생각을 쓰면 남의 말을 싫어하여 듣지 않습니다.

 

君子盡言故疏之。小人承順故悅之。

군자진언고소지。소인승순고열지。

 

군자는 직언을 다하므로 소원하게 대하고 소인은 자신의 뜻에 맞추므로 기뻐합니다.

 

所謂小人者。又引進群類。排斥善人。窺伺人主喜怒之端。

소위소인자。우인진군류。배척선인。규사인주희노지단。

 

이른바 소인들은 또 동류(同類)를 끌어와서 선한 사람들을 배척하며, 군주가 기뻐하고 노하는지 눈치를 봅니다.

 

粟喜而誘之。因怒而激之。

속희이유지。인노이격지。

 

기쁨을 틈타 유인하고 노여움을 계기로 격발시키기도 합니다.

 

朝廷上下。意思不通。則終有危亡之禍而莫之救。

조정상하。의사불통。즉종유위망지화이막지구。

 

그리하여 조정 상하 간에 의사가 통하지 않으니, 마침내는 국가가 위태롭고 멸망하는 화가 닥쳐도 구원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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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승(奇大升, 1527~1572)의『고봉집(高峯集) 논사록(論思錄)』에서

*言+滔(도): 의심하다. 어긋나다. 틀리다.

*諛(유): 아첨하다.

*逞(정): 통하다.

*孰(숙): 어느. 누구. 무엇